3장 우리는 왜 행복해지려고 애쓰는가?_5
따라서 이런 기분일 때는 잘못된 것을 찾아 제거하는 일에만 온통 신경이 집중된다. 한편 긍정 정서에서는 창의적이고, 인내를 갖고, 건설적이며, 남을 배려하고, 융통성 있는 사고 작용을 촉진시킨다. 이러한 사고방식은 잘못된 것을 찾기보다 올바른 것을 발견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그러니까 자신의 결점을 찾거나 방어적인 자세를 취하기보다 강점과 미덕을 계발하고 베푸는 일에 힘쓰게 되는 것이다. 어쩌면 긍정 정서로 이루어지는 사고 작용과 부정 정서로 이루어지는 사고 작용을 자극하는 뇌의 부위가 다르고, 분비되는 신경화학물질이 다를지도 모른다.
따라서 자신의 과제를 제대로 수행하려면 적합한 장소를 골라 그에 걸맞는 정서를 조성하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비판적 사고를 필요로 하는 과제들, 예컨대 대학원 입학자격시험 준비, 소득세 신고, 직원 해고, 정중하게 거절해야 하는 일, 감사에 대비한 회계장부 정리, 원고 편집, 경기에 관련된 중요한 결정, 진학할 대학 결정 등은 비오는 날에 차분한 색상의 조용한 방에서 허리를 곧게 펴고 의자에 앉아서 하는 것이 좋다. 그런 일을 할 때는 긴장감이나 슬픔, 또는 우울함이 일을 망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더 예리한 판단을 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한편 창의성이나 관대함, 참을성 등을 필요로 하는 일, 즉 판촉 기획, 삶의 의욕을 불러일으키는 방법 모색, 전업轉業에 대한 구상, 배우자 결정, 취미활동이나 친선경기, 글쓰기 등은 따뜻한 햇살이 내리쬐고 상쾌한 바람이 부는 곳에서 감미로운 노래를 틀어놓고 안락한 의자에 앉아 편안한 분위기에서 하는 게 유리하다.
행복할수록 신체적 자원을 더 잘 구축한다.
기운이 샘솟게 하는 긍정 정서는 사람들에게 활동적인 놀이에 관심을 갖게 하며, 이런 놀이는 신체적 자원을 구축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새끼 들다람쥐들은 한껏 속력을 내서 달리기도 하고, 공중으로 높이 뛰어올라 몸통을 틀었다가 다시 땅으로 내려온 다음 다른 방향으로 재빨리 뛰어다니기도 한다. 새끼 파타스원숭이는 낭창낭창한 여린 가지에 곤두박질칠 듯 잽싸게 뛰어갔다가 그 가지의 탄력을 이용해서 다른 나무로 옮겨다니며 논다. 다 자란 들다람쥐나 파타스원숭이도 이런 신체활동을 하기는 마찬가진데, 이들의 경우에는 그러한 활동이 놀이가 아니라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적에게서 도망할 때 사용하는 전술이다. 일반적으로 놀이는 근육이나 건강한 심장혈관을 만드는 신체 활동이자, 적을 완전히 따돌리기 위한 훈련이며, 싸움, 사냥, 짝짓기를 완벽하게 수행하기 위한 준비과정으로 보지 않을 수 없다.
건강과 장수는 신체적 자원을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지 알려주는 좋은 척도이고, 긍정 정서는 건강과 장수를 예측하는 직접적인 잣대라는 증거가 있다. 미국 남서부에 사는 65세 이상의 멕시코계 미국인 2,282명을 대상으로 인구통계조사와 여러 정서 검사를 실시한 다음 2년 동안 이들을 추적 조사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실험을 했다. 이 실험 결과, 긍정 정서가 병에 걸린 사람은 물론 생존한 사람과 사망한 사람을 꽤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잣대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자들은 나이, 소득, 교육수준, 몸무게, 흡연, 음주, 질병이라는 조건을 통제한 다음, 행복한 사람이 사망하거나 질병에 걸릴 가능성은 불행한 사람들의 2분의 1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또한 긍정 정서는 급격한 노화 방지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신의 삶을 소개하는 글에 행복감을 고스란히 표현한 20대 수녀들이 긍정 정서라곤 찾아보기 힘든 글을 쓴 수녀들보다 더 건강하게 오래 살았다는 사실, 메이요 클리닉에서 진료를 받은 사람들 가운데 낙관적인 사람이 비관적인 사람보다 훨씬 더 오래 살았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행복한 사람이 불행한 사람보다 더 건강한 생활을 하고, 혈압이 낮으며, 불안에 대한 면역성이 높다. 또한 행복한 사람이 건강에 해로운 사실을 알려주는 정보들에 훨씬 더 많은 관심과 주의를 기울인다는 에스피월 교수의 실험 결과 등을 모두 종합해볼 때, 행복이 장수와 건강한 삶을 보장해주는 요소라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다.
행복과 생산성의 관계
아마도 개인의 대부분 중요한 자산을 구축하는 가장 중요한 특성은 직장에서의 생산성일 것이다. 직업 만족도가 높기 때문에 행복해하는지, 아니면 본래 행복한 성향이어서 자신의 직업에 더 많은 만족감을 느끼는 것인지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불행한 사람보다 행복한 사람의 직업 만족도가 훨씬 더 높다는 게 새삼스러운 사실은 아니다. 실제로 더 행복해하는 사람일수록 생산성이 높고 수입이 더 많다는 게 연구가들의 주장이다.
스토우staw는 272명의 직장인을 대상으로 긍정 정서를 측정하여 합계를 낸 다음, 그로부터 18개월 동안 그들의 업무 수행 능력을 조사한 연구가 있었다. 그 결과 더 행복한 사람은 상사의 업무 수행 평점이 훨씬 높아졌으며, 봉급도 더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오스트레일리아청소년들은 15년 동안 추적 조사한 대대적인 연구에서도 행복이 취업과 고수입의 가능성을 훨씬 더 높여준다는 결과가 나왔다.
실험을 통해 행복감을 유발한 다음 그들의 업무 수행 능력을 살펴보면서 행복과 생산성 중에서 어느 것이 먼저인지를 밝히기 위한 연구를 한 결과, 기분이 좋아진 어른과 어린이는 훨씬 더 높은 목표를 설정하고, 과제 수행 능력도 더 우수하며, 철자의 위치를 바꾸어 새로운 단어를 만들어내는 게임 등을 할 때도 훨씬 더 끈기를 발휘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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